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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구조조정의 피해자, 명왕성의 이야기

by 뽀로로영 2025. 5. 30.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명왕성의 행성 지위를 박탈한 사건은 전 세계 천문학계를 넘어 일반 대중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오랫동안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사랑받아온 명왕성은 왜 갑자기 ‘행성’의 자리를 잃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명왕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명왕성의 퇴출 배경, 행성의 정의 변화, 명왕성의 현재 지위, 그리고 명왕성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태양계 구조조정의 피해자, 명왕성의 이야기
태양계 구조조정의 피해자, 명왕성의 이야기

 

명왕성의 발견

 


명왕성은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Clyde Tombaugh)에 의해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해왕성 너머에도 또 다른 행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있었고, 이를 ‘행성 X’라고 불렀습니다.

클라이드 톰보는 애리조나의 로웰 천문대에서 사진 건판을 비교 분석하던 중, 별처럼 보이지 않는 천체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 천체가 바로 명왕성이었습니다. 이후 명왕성은 당시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등록되었으며, 그 이름은 로마 신화의 지하 세계의 신 '플루토(Pluto)'에서 따온 것입니다.

발견 초기에는 명왕성이 해왕성보다도 큰 천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후 정밀 관측을 통해 그 질량과 크기가 예상보다 훨씬 작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명왕성이 행성의 자격을 박탈당한 이유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한 결정적인 계기는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새로운 행성 정의 발표입니다. IAU는 ‘행성’의 조건을 다음 세 가지로 규정하였습니다.

태양을 공전해야 한다.

충분한 질량을 가져서 자기 중력으로 거의 구형을 이루어야 한다.

궤도 주변을 지배해야 한다. (즉, 주변 궤도에 다른 천체가 없어야 함)

명왕성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은 충족했지만, 세 번째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명왕성의 궤도 주변에는 카이퍼 벨트(Kuiper Belt)로 불리는 수많은 얼음과 암석 천체들이 존재하며, 명왕성이 이들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의 중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명왕성은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분류되었으며, 태양계의 행성 수는 9개에서 8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왜소행성이란 

 

명왕성의 지위를 대체한 새로운 범주가 바로 왜소행성(dwarf planet)입니다. 이 용어는 IAU가 2006년에 새롭게 정의한 개념으로, 행성과 소행성의 중간 성격을 가진 천체를 일컫습니다. 왜소행성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태양을 공전한다.

충분한 질량을 가지고 있어 구형 또는 거의 구형의 형태를 가진다.

그러나 공전 궤도에서 지배적인 천체는 아니다.

위성은 가질 수 있다.

명왕성 외에도 세레스(Ceres), 하우메아(Haumea), 마케마케(Makemake), 에리스(Eris) 등이 대표적인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특히 에리스는 명왕성보다 질량이 더 크다고 알려지면서 명왕성 퇴출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습니다.

명왕성의 재조명, 다시 행성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요?
명왕성은 태양계 구조조정의 상징적 존재가 되었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활발한 관측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 NASA의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 탐사선이 명왕성을 근접 촬영하면서 명왕성의 복잡한 지질 구조와 대기 현상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명왕성이 단순한 얼음덩어리가 아닌, 활발한 지질 활동과 희박한 대기를 가진 복합적인 천체라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천문학자들과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명왕성은 여전히 행성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NASA의 일부 과학자들은 IAU의 세 번째 조건, 즉 궤도 청소 여부가 너무 제한적이라며, 명왕성을 포함한 여러 천체들을 다시 행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식적인 변화는 없는 상태입니다.

 

 

명왕성은 잊혀진 별이 아닙니다

명왕성은 더 이상 공식적인 태양계 행성 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아홉 번째 행성’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기준에 의해 명확하게 분류된 것일지라도, 명왕성이 지닌 역사적 상징성과 정서적 애착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과학은 늘 발전하고 변화합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행성의 정의가 다시 수정될 수도 있고, 명왕성이 다시 한 번 행성 지위를 되찾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명왕성은 단지 작은 천체가 아니라 태양계의 진화와 분류 체계의 변화를 이끌어낸 중요한 천문학적 이정표라는 점입니다.